그래서 임시방편으로 교회 웹사이트에 기타교실을 열기로 결심하고 준비를 해왔는데 제가 게으른 탓에 이제까지 미루어오다가 지금에서야 저질러 봅니다.  사실은 저 정도의 내공(^^)을 가지고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이 보통 우스운 일이 아니지만 기왕에 하기로 했으니 한번 가보기로 하구요.  그냥 집에서 따라서 해보시고 교회에서 만났을 때 궁금하시거나 잘 안 되시는 것들 물어보시고 대답해가면서 진행하면 될 듯합니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더 발전시킬 것인지는 아무것도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만 진행해보면서 차차 좀 더 나은 방향을 찾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첫날이니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기타라는 악기에 대해서 한번 짚어보면 좋겠지요.

우리 교회는 예배에 기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여러분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들은 기타에 관심을 가지고 계실 터이므로 큰 거부감을 가지고 계시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지금도 이런 일은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문제는 기타가 고상한 악기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아주 옛날에는 교회에서 오르간이 아닌 그 어떠한 악기도 쓸 수 없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사람의 목소리로 하는 찬양도 남자가 아니면 어림 없었던 시절이 있었죠.

어찌되었든 기타가 속된 악기라는 오해는 그것이 대중음악에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반대로 대중악기로 많이 쓰인다는 것은 그만큼 이 악기가 우수한 악기라는 반증도 된다고 봅니다.

기타는 현존하는 악기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간혹 기타의 기원을 원시 시대로 까지 거슬러 올라가 어떤 원시인이 바다거북의 시체에 남은 근육 한줄기를 우연히 튕겨 보았더니 핑 하는 소리가 났는데 이를 기타의 시초로 보는 설마저 있습니다만 물론 이것은 과장이죠.  고대로부터 바로크시대 까지는 악기의 여왕 노릇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이 발명된 후에는 음량이 작다는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주요 악기의 대열에서 물러나야만 했었던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기타는 리라(Lyre)의 일종이었던 고대 그리스의 악기, 시타라(Cithara)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악기는 목이 없었기 때문에 기타의 조상으로 볼 수는 없고 기타의 직접적인 조상은 8세기경 사라센 제국의 스페인 지배 당시에 무어인들이 들여온 '키타라(Quitara)'라는 악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현대의 기타를 완성시킨 사람은 안토니오.토레스(Antonio de Torres 1817-1892)로써 기타의 크기와 형태,줄길이의 기준을 확립시켰습니다.  즉, 현대 기타의 줄길이(너트에서 브릿지 까지의 거리)인 65cm 전후로 음역은 E 음에서 3옥타브 이상을 낼 수 있는 악기를 만든 것이죠.

기타에는 고고한 바이얼린과도 장중한 첼로와도 다른 그 무엇이 있습니다. 멀리서 들리는 그윽한 기타소리에 감동해보지 않은 분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깊은 맛이 있는 악기입니다.  이 악기가 대중적으로 사용되면서 반주에나 쓰이는 별 것 아닌 악기라는 오해와 함께 일반적인 오해 중 하나는 기타가 배우기 쉽다라는 것입니다.  천만의 말씀이죠.  이와는 반대로 지구상에 현존하는 악기 중에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라는 말이 오히려 더 맞는 말입니다.  기타는 현악기 중에서 유일하게 대위법적인 연주가 가능한 악기입니다.  그냥 쉽게 말해서 멜로디와 반주를 한 사람이 연주할 수 있다는 뜻이 되죠.  물론 처음에 몇 개의 화음으로 노래를 반주하거나 멜로디만 연주하는 것은 제법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멜로디와 화음이 함께 있는 독주곡을 연주하는 단계로 가면 제 생각에 적어도 100배 이상은 연주가 어려워 집니다.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는 어린 나이에 신동이라 불리는 걸출한 연주자가 나오는 반면 기타에는 신동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악기는 연주자의 영혼을 표현해주는 수단이니 어떤 악기가 쉽겠습니까 만은...  그렇다고 지금부터 겁먹고 포기할 일은 아니구요, 이 강좌의 목표는 찬양을 반주하는 수준까지만 가면 되는 것이어서 어려워서 못하겠다는 수준까지 진행할 것은 아니니까 말이죠.

오늘은 끝으로 우리가 잘 아는 대 음악가들이 기타에 대해 보낸 찬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끝내지요.

교우 여러분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베에토벤 .베를리오즈.바그너 -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이다.
* 파가니니 - "나는 기타의 화음을 매우 좋아하며, 여행할 때에는 벗처럼 함께 다닌다."
* 슈베르트 - "기타는 훌륭한 악기이다. 그러나 그 훌륭함을 이해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 쇼 팽 - "우수한 기타의 아름다움은 그 어느 것에도 비할 바 없다."
* 마스네 - "기타는 현악기 중에서 가장 완전한 악기이다.
* 팔랴 - " 기타는 멜러디와 리듬과 화음을 갖춘,가장 완전하고 음이 풍부한 악기이다."
* 스트라빈스키 - "기타의 음은 작지만 멀리까지 들린다."
* 세고비아 - "기타는 오페라용 망원경을 거꾸로 본 오케스트라이다.